농업은 식량이 아니라 안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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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식량의 문제를 먼저 떠올린다. 얼마나 생산하느냐, 자급률은 어느 정도냐, 가격은 안정적인가와 같은 질문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농업의 의미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만든다. 오늘날 농업은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국가와 사회의 지속성을 좌우하는 안보의 문제에 훨씬 더 가깝다. 그리고 이 인식의 차이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결정적인 결과의 차이로 이어진다.
현대 사회는 오랫동안 글로벌 공급망을 전제로 성장해 왔다. 식량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필요한 만큼 수입하면 되고, 가격은 시장이 조정해 줄 것이라는 믿음은 효율적인 선택처럼 보였다. 그러나 기후 위기, 팬데믹, 전쟁, 지정학적 갈등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이 전제는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식량은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통제되는 자원이며, 가장 늦게 정상화되는 영역이다. 이때 농업 기반이 취약한 국가는 협상의 주체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수요자로 전락한다.
농업이 안보의 문제인 이유는 통제력에 있다. 에너지, 국방, 통신과 마찬가지로 식량 역시 외부 환경에 의해 좌우될 경우 사회 전체가 불안정해진다. 가격 급등은 단순한 소비자 부담을 넘어 사회 불안을 촉발하고, 공급 차질은 취약 계층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농업을 충분히 유지하지 못한 사회는 위기 시 정책 수단이 극도로 제한된다. 이는 군사적 위협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국가 안보 차원의 리스크로 작용한다.
더 나아가 농업은 경제 안보와도 깊게 연결돼 있다. 농업은 식품 산업, 물류, 가공, 바이오 산업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의 출발점이다. 이 기반이 무너지면 관련 산업 전반이 해외 의존 구조로 재편되고, 이는 기술 축적과 고용, 산업 자립성의 약화로 이어진다.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하는 선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경제 안보를 논하면서 농업을 제외할 수 없는 이유다.
환경과 재난 대응 측면에서도 농업은 안보적 기능을 수행한다. 농업은 토지와 수자원을 관리하고, 자연 재해의 완충 역할을 한다. 농업 기반이 붕괴된 지역은 방치되기 쉽고, 이는 홍수·가뭄·산불과 같은 재난 위험을 증폭시킨다. 재난 대응 비용과 사회적 손실은 결국 국가가 부담해야 할 안보 비용으로 돌아온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유지하는 일은 환경 정책이자 동시에 장기적 안보 전략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농업의 회복 불가능성이다. 농업은 필요할 때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인력, 토지, 기술, 경험은 연속적으로 축적돼야 하며, 한 번 단절되면 복구에 수십 년이 걸린다. 위기가 발생한 이후에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더라도, 이미 선택지는 크게 줄어든다. 안보의 핵심은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대비라는 점에서, 농업은 더욱 명확한 안보 자산이다.
농업을 식량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농업을 비용과 효율의 언어로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농업을 안보의 문제로 인식하는 사회는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 유지해야 할 기반으로 보고, 고도화해야 할 전략 산업으로 다룬다. 이는 농업을 보호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사회의 생존력을 관리하자는 현실적인 판단이다.
농업은 더 이상 선택 가능한 정책 옵션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와 사회가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농업을 식량의 문제로만 다루는 사회와, 안보의 문제로 인식하는 사회 사이의 차이는 평시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위기가 닥쳤을 때, 그 차이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책임은 언제나 위기 이전의 선택에 있다.
현대 사회는 오랫동안 글로벌 공급망을 전제로 성장해 왔다. 식량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필요한 만큼 수입하면 되고, 가격은 시장이 조정해 줄 것이라는 믿음은 효율적인 선택처럼 보였다. 그러나 기후 위기, 팬데믹, 전쟁, 지정학적 갈등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이 전제는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식량은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통제되는 자원이며, 가장 늦게 정상화되는 영역이다. 이때 농업 기반이 취약한 국가는 협상의 주체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수요자로 전락한다.
농업이 안보의 문제인 이유는 통제력에 있다. 에너지, 국방, 통신과 마찬가지로 식량 역시 외부 환경에 의해 좌우될 경우 사회 전체가 불안정해진다. 가격 급등은 단순한 소비자 부담을 넘어 사회 불안을 촉발하고, 공급 차질은 취약 계층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농업을 충분히 유지하지 못한 사회는 위기 시 정책 수단이 극도로 제한된다. 이는 군사적 위협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국가 안보 차원의 리스크로 작용한다.
더 나아가 농업은 경제 안보와도 깊게 연결돼 있다. 농업은 식품 산업, 물류, 가공, 바이오 산업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의 출발점이다. 이 기반이 무너지면 관련 산업 전반이 해외 의존 구조로 재편되고, 이는 기술 축적과 고용, 산업 자립성의 약화로 이어진다.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하는 선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경제 안보를 논하면서 농업을 제외할 수 없는 이유다.
환경과 재난 대응 측면에서도 농업은 안보적 기능을 수행한다. 농업은 토지와 수자원을 관리하고, 자연 재해의 완충 역할을 한다. 농업 기반이 붕괴된 지역은 방치되기 쉽고, 이는 홍수·가뭄·산불과 같은 재난 위험을 증폭시킨다. 재난 대응 비용과 사회적 손실은 결국 국가가 부담해야 할 안보 비용으로 돌아온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유지하는 일은 환경 정책이자 동시에 장기적 안보 전략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농업의 회복 불가능성이다. 농업은 필요할 때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인력, 토지, 기술, 경험은 연속적으로 축적돼야 하며, 한 번 단절되면 복구에 수십 년이 걸린다. 위기가 발생한 이후에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더라도, 이미 선택지는 크게 줄어든다. 안보의 핵심은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대비라는 점에서, 농업은 더욱 명확한 안보 자산이다.
농업을 식량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농업을 비용과 효율의 언어로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농업을 안보의 문제로 인식하는 사회는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 유지해야 할 기반으로 보고, 고도화해야 할 전략 산업으로 다룬다. 이는 농업을 보호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사회의 생존력을 관리하자는 현실적인 판단이다.
농업은 더 이상 선택 가능한 정책 옵션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와 사회가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농업을 식량의 문제로만 다루는 사회와, 안보의 문제로 인식하는 사회 사이의 차이는 평시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위기가 닥쳤을 때, 그 차이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책임은 언제나 위기 이전의 선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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