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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 바뀌어도 농업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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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책하기
댓글 0건 조회 35회 작성일 26-01-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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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산업의 교체로 설명될 수 있다. 농업 중심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다시 서비스와 기술 중심 사회로 이동해 왔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산업이 사라지거나 주변부로 밀려났다. 그래서 종종 이런 질문이 등장한다. “산업이 계속 바뀌는 시대에 농업도 결국 사라지지 않을까.” 그러나 이 질문에는 중요한 전제가 빠져 있다. 모든 산업이 동일한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농업은 교체되는 산업이 아니라, 모든 산업 변화의 전제 위에 놓인 기반 산업이다.

산업은 수요 구조와 기술 변화에 따라 형태를 바꾼다. 제조업은 자동화되고, 서비스는 플랫폼화되며, 기술 산업은 끊임없이 재편된다. 그러나 농업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농업은 특정 기술이나 시장 구조에 의해 존재하는 산업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생존 조건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활동이기 때문이다. 먹는 문제는 대체될 수 있어도, 제거될 수는 없다.

기술 발전이 농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은 반복돼 왔다. 인공 식품, 대체 단백질, 자동화 생산 시스템은 농업의 종말을 예고하는 신호처럼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기술은 농업을 없애는 방향이 아니라, 농업의 방식과 구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작동해 왔다. 트랙터가 농부를 없애지 않았고, 스마트팜이 농업을 사라지게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술은 농업의 형태를 바꾸지만, 농업이라는 기능 자체를 제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농업의 중요성은 더 분명해진다.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해질수록 식량은 전략 자산이 되고, 기후 변화가 심화될수록 안정적인 생산 기반의 가치는 커진다. 산업 구조가 효율을 극대화할수록, 사회는 동시에 취약해진다. 이때 농업은 효율의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 안정성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선진국일수록 농업을 줄이기보다는, 유지하고 고도화하는 선택을 반복해 왔다.

농업이 사라지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회복 불가능성에 있다. 많은 산업은 쇠퇴 이후에도 기술과 자본이 있으면 비교적 빠르게 재구성할 수 있다. 그러나 농업은 그렇지 않다. 토지, 인력, 기술, 경험은 연속적으로 축적돼야 하며, 한 번 단절되면 복구에 수십 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농업은 위기가 닥친 이후에 선택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라, 평상시에 반드시 유지돼야 하는 기반으로 관리된다.

환경과 사회 구조 측면에서도 농업은 대체 불가능하다. 농업은 토지와 수자원을 관리하고,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며, 인구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농업이 사라진 사회는 환경 관리 비용과 사회적 갈등 비용을 다른 영역에서 더 크게 치르게 된다. 농업은 비용을 발생시키는 산업이 아니라, 비용을 예방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그 성격이 독특하다.

산업은 바뀐다. 기술은 진화하고, 시장은 재편된다. 그러나 농업은 이 변화의 흐름 밖으로 밀려나는 산업이 아니다. 오히려 변화할수록 그 형태를 바꾸며 중심을 유지해 왔다. 농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가정은 산업을 동일한 잣대로 바라보는 데서 비롯된 오해에 가깝다.

농업은 과거의 산업도, 일시적인 산업도 아니다. 그것은 어떤 산업 구조에서도 사회가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전제다. 산업이 바뀌어도 농업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농업은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존재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조건을 어떻게 유지하고 진화시키느냐가, 앞으로의 산업 경쟁력과 사회 안정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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