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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을 말한다면 농업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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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책하기
댓글 0건 조회 37회 작성일 26-01-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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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은 이제 거의 모든 정책과 산업 담론의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기후 변화, 탄소 중립, ESG, 순환경제와 같은 개념들은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담론 속에서 농업은 종종 부차적인 영역으로 취급된다. 산업 전환이나 기술 혁신의 주 무대는 에너지와 제조업으로 설정되고, 농업은 관리 대상이나 조정 변수로 남는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진지하게 논한다면, 농업을 제외한 논의는 구조적으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지속가능성이란 본질적으로 “시간을 견디는 능력”이다. 단기 효율이 아니라 장기 존속 가능성의 문제다. 이 기준에서 농업은 가장 핵심적인 산업 중 하나다. 인간 사회는 어떤 형태로 발전하더라도 식량 생산 없이 존속할 수 없다. 기술이 발전해도, 산업 구조가 바뀌어도, 먹는 문제는 제거되지 않는다. 이는 농업이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전제 조건임을 의미한다. 지속가능성을 논하면서 이 전제를 외면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에 가깝다.

환경 측면에서 농업의 중요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농업은 토지, 물, 생태계와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인간 활동이다. 지속가능성이 환경 보전과 직결된 개념이라면, 농업은 그 실행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영역이다. 토양이 유지되지 않으면 농업은 불가능하고, 농업이 붕괴되면 토양과 생태계 역시 빠르게 훼손된다. 농업은 환경 부담의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환경을 관리하고 회복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 대응에서도 농업은 빠질 수 없다. 지속가능성은 배출 감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미 누적된 환경 부담을 흡수하고 완화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농업은 토양 탄소 저장, 물 순환 조절, 생태계 완충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농업을 배제한 지속가능성 전략은 감축 중심의 선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반면 농업을 포함한 전략은 관리와 회복이라는 단계까지 확장될 수 있다.

경제 구조 차원에서도 농업은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다. 농업은 식품 산업, 바이오, 헬스케어, 환경 산업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의 출발점이다. 이 기반이 불안정하면 고부가가치 산업 역시 지속 가능하지 않다. 단기 수익률 기준으로는 농업이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농업은 산업 생태계 전체의 리스크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지속가능한 경제란 고속 성장보다 회복력을 갖춘 구조이며, 농업은 그 회복력의 핵심 축이다.

사회 구조 측면에서도 농업은 중요하다. 농업은 지역 공동체와 인구 분산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 산업이다. 농업이 붕괴된 사회는 도시 과밀화, 지역 소멸, 사회적 비용 증가라는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이는 환경과 경제 문제를 넘어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위기로 이어진다. 농업을 유지한다는 것은 특정 집단을 보호하는 일이 아니라, 사회 구조의 균형을 유지하는 선택이다.

무엇보다 농업은 되돌릴 수 없는 산업이다. 한 번 단절되면 회복에 수십 년이 걸린다. 인력, 토지, 기술, 경험은 연속적으로 축적돼야 유지된다. 지속가능성의 핵심이 미래 세대의 선택권을 보존하는 것이라면, 농업을 포기하는 선택은 가장 비지속적인 결정 중 하나다.

지속가능성을 말하면서 농업을 빼놓는 순간, 우리는 선언은 남기고 시스템은 놓치게 된다. 농업은 지속가능성의 부속 항목이 아니라, 그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조건이다. 농업을 어떻게 인식하고 설계하느냐는 문제는 곧 우리가 지속가능성을 구호로만 소비할 것인지, 실제 구조로 만들 것인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지속가능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농업 역시 마찬가지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진지하게 상상한다면, 농업은 언제나 그 중심에 놓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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